5~천자문

2008. 9. 3. 17:05카테고리 없음

[5] 寒來暑往하고 : 추위가 옴에 더위는 물러가고
[6] 秋收冬藏이라 :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갈무리한다.

寒(찰 한) 來(올 래) 暑(더울 서) 往(갈 왕)
秋(가을 추) 收(거둘 수) 冬(겨울 동) 藏(감출 장)

[총설]
찬 것이 오면 더운 것이 가고 더운 것이 오면 또 찬 것이 가는 것이다. 이 또한 周易 계사전(繫辭傳)에서 따온 글귀로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하면 추위가 와서 추위와 더위가 서로 밀쳐서 한 해를 이룬다(寒往則暑來하고 暑往則寒來하여 寒暑相推而歲成焉하며)”고 한 공자의 말씀에서 인용하여 寒來暑往이라고 하였다. 천풍구괘(天風姤卦 )와 지뢰복괘(地雷復卦 )의 상을 잘 살펴보면 이치를 알 수 있다.
덧붙여 공자는 “가는 것은 굽힘이요 오는 것은 펴는 것(信은 펼 신, 伸과 같은 뜻)이니 굽히고 폄이 서로 느껴서 이로운 것이 생하느니라(往者는 屈也ㅣ오 來者는 信也ㅣ니 屈信이 相感而利生焉하니라)”고 하였다.
여기 두 구절에서는 사계절의 덕인 원형이정(元亨利貞)을 생장수장(生長收藏)의 이치로 설명하고 있는데, 따뜻한 봄에는 만물이 촉터 나오고(生), 여름의 더운 기운에 무럭무럭 자라(長), 가을의 서늘한 기운에 열매를 맺으니 거두어 들이고(收), 겨울에는 씨를 감추어 놓고 벌레마저 땅속으로 기어 들어가니 감추는 것이다(藏).
전체적으로 보면 한서의 왕래 속에, 곧 음양의 조화 속에서 계절이 나옴을 설명하고 있다.


17. 寒(찰 한) : 宀(집 면, 갓머리)部

寒은 집안에서 지내야 하는 겨울철의 차가운 추위를 뜻한다. 겨울은 음기가 극성한 계절이다.
글자를 풀어보면,
①집안(宀)에 짚(井 ⇒ 艹 + 艹)을 두터이 침상(一 + 八 / 一은 침상 윗면, 八은 침상 다리)에 깔고 지내는 것으로 날씨가 차고 춥다는 뜻이다.
② 깊은 우물(井 : 우물 정)의 샘구멍(穴 : 구멍 혈)에서 나오는 물은 시리고 차갑다(冫 : 얼음 빙, 氷)는 뜻이기도 하다.

[참고]

우물을 만들려면 샘을 파서 물이 나오는 구멍에다 井자형으로 침목(沈木)을 댄 후 우물벽을 쌓아올려야 한다. 井은 우물을 가리키지만 이와 더불어 구조물을 쌓아올리는 의미도 있다. 이는 井자형으로 밑바닥에 통나무를 깔고 다시(再) 겹겹이 쌓아올리는 뜻인 構(쌓을 구)에 잘 나타난다.


18. 來(올 래) : 木(나무 목)部

來는 나무(木)에 매달린 열매들(人+人)을 상징하므로 뿌린 씨앗대로 결실이 돌아온다는 뜻(인과응보, 因果應報)이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되돌아오는 뜻으로 쓰인다. 人人은 從(쫓을 종)의 本字이기도 하며 가을에 씨를 뿌려 이듬해 봄에 거두는 보리(麥 : 보리 맥)의 原字이기도 하다.
來와 짝하는 글자인 往이 ‘彳(자축거릴 척, 두인변)’이므로 이를 함께 묶어 사람이 통행하며 오가는 뜻으로 볼 수 있다.
五行상으로 木은 본래 생명이 움트는 봄의 방위인 동방을 뜻한다. 인류문명의 근원도 해가 동트는 동방이다. 오전(선천)에는 햇볕이 동쪽으로부터 점차 서쪽으로 비쳐가지만(往) 한낮을 지나 오후(후천)가 되면 서쪽의 햇볕이 다시 동쪽으로 되돌아오므로(來), 예로부터 서방을 약목(若木)이라 하고 동방을 부상(扶桑)이라고 부른다.
來에는 서쪽으로 갔던 기운이 다시 동쪽으로 돌아오는 이른바 서기동래(西氣東來)의 철학적 의미가 있으며, 본성의 밝음을 회복하는 지뢰복괘(地雷復卦)에도 칠일래복(七日來復)이란 말이 있다.


19. 暑(더울 서) : 日(날 일)部

해(일)라고 하는 것(者)은 찌는 듯한 더위를 낳는다. 者는 받침대 위에 나무를 쌓아놓고 불을 때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익히다’의 뜻을 나타낸다. ‘煮(지질 자, 삶을 자)’의 원자(原字)로 곧 해가 장작과 같이 만물을 덥혀 준다는 뜻이다. 가차(假借)하여 ‘놈’의 뜻으로 쓰임.

[참조]

者(놈 자, 것 자) : 지팡이(丿)로 땅을 짚어야 할 정도로 허리굽은(匕 : 비수 비, 숟가락 시) 노인을 老(늙을 로)라고 한다. 노인이 나이 어린 아이를 보고 ‘이 놈, 저 놈’ 부르는(白 : 사뢸 백, 흰 백) 데에서 者를 ‘놈 자’라고 하고, ‘이것, 저것’을 가리키는 데서 ‘것 자’로 쓰인다.
者에서 白을 제한 윗부분은 본래 爻(사귈 효, 효 효)로서 음양의 사귐을 뜻하는 동시에 ‘본받는다(效 ; 본받을 효)’는 뜻이 들어있다. 爻를 대표하는 것이 성숙한 부모이므로 어른(老)을 가리키고 그 행동거지를 본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 效(본받을 효) 孝(효도 효) 考(상고할 고, 죽은 아비 고) 學(배울 학)


20. 往(갈 왕) : 彳(자축거리 척, 두인변)部

往은 본래 彳+ 生(날 생)의 글자로서 안(어두움)에서 밖(밝음)으로 움직여 나아가는 뜻이다. 후에 彳에다 촛불을 뜻하는 主(주인 주 : 촛대와 촛불의 형상. 어두운 밤중에 밝은 등불을 중심으로 풀벌레와 곤충이 모이듯, 집안의 중심은 주인이라는 뜻)를 합하여 현재의 往으로 글자가 바뀌었다.
彳은 왼쪽의 넓적다리․정강이․발의 세 부분을 나타내어 처음 걷기 시작함을 뜻하지만 부수상으로 쓰일 때는 대개 사람들(두 사람 이상)의 행동거지를 가리키는 行(다닐 행, 행실 행)에 대한 의미를 갖는다.

* 行 : 좌측의 彳은 왼쪽 걸음, 우측의 亍(자축거릴 촉)은 오른쪽 걸음을 뜻한다. 또한 井의 가운데 口를 제외한 글자 형태로 보아 사방으로 뚫려 사람이 왕래하는 길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축거린다의 ‘자축’은 지지(地支)의 子丑(자축)과 그 의미가 통하니, 하루의 천지개벽(天地開闢)이 자시와 축시에 이루어짐과 같이 처음 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往來의 글자 속에는 각기 두 사람의 人이 내포되어 있어서, 여러 사람의 통행에 대한 뜻을 담고 있다.

[易解]

往은 밝은 빛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비춤이요, 來는 갔던 밝은 빛이 다시 본래의 처소인 동쪽으로 돌아옴이니, 來에 동방을 뜻하는 木이 들어있다. 선후천 이치로 말하자면 선천은 往(旣往, 기왕), 후천은 來(未來, 미래)에 해당한다. 만물이 生하는 선천은 태양이 올라가는 오전 과정으로서 順行(순행, 往)하고, 만물이 成하는 후천은 태양이 내려오는 오후 과정으로서 逆行(역행, 來)한다.


21. 秋(가을 추) : 禾(벼 화)部

秋는 무더운 여름 햇볕을 받아 백곡초목(百穀草木)이 무르익는 가을철을 뜻한다.
禾는 초목(木)에 열매가 매달려 고개 숙인 형상이다. 농경사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벼이므로 이를 벼이삭이 팬 것으로 보며, 부수로 쓰일 때는 대개 결실, 수확의 의미를 갖는다. 가을에 벼가 익기 전에 먼저 여름의 뜨거운 뙤약볕을 쪼여야 하므로 禾에 火를 덧붙여 가을을 표현한 것이다.
* 利(이로울 리) 和(화할 화)


22. 收(거둘 수, 가둘 수) : 攵(攴 : 칠 복의 변형, 등글월문)部

收는 줄로 얽어매어 가두는 뜻과 이삭의 낟알을 거두는 뜻 두 가지로 쓰인다.
왼편의 丩는 본래 줄에 얽어맨 모습이기도 하고 이삭에 낟알이 얽힌 모습이기도 하다. 오른편의 攵(攴 : 두드릴 복, 칠 복)은 文과 비슷한 형태이므로 속칭 ‘등글월 문’으로 읽히나, 손에 든 나뭇가지나 채로 물건을 치거나 때려서 체벌을 가하거나 사기를 고무진작(鼓舞振作)하는 뜻으로 쓰인다.
收는 죄인을 때리고 포승줄로 묶어 가두는 뜻에서는 ‘가둘 수’[수감, 收監], 팬 이삭을 막대기 등으로 쳐서 거두는 뜻에서는 ‘거둘 수’[수확, 收穫]이다.
* 糾(얽힐 규, 꼴 규) 叫(부르짖을 규)


23. 冬(겨울 동) : 冫(氷, 얼음 빙, 이수변)部

冬은 사계절을 마치는 때로서 대지가 얼어붙는 겨울철을 뜻한다.
아래의 冫(冰)은 氷의 古字로 단독 글자로 쓰일 때는 ‘얼음 빙’이지만 부수로 읽을 때에는 ‘이수변’이라고 한다. 양은 늘어나고 음은 줄어드는 원리에 따라(양진음퇴, 陽進陰退), 물(水)을 뜻하는 氵(삼수변)에서 한 획을 줄임으로써 물이 응고(凝固)되어 얼어붙음을 冫으로 표현한 것이다.
위의 夂(뒤질 치)는 발걸음이 남보다 늦은 것을 의미하니, 冬은 계절의 끝을 의미한다. * 終(마칠 종)

[참조]

夜(밤 야)의 오른편 아래는 저녁(夕)을 지나 밤이 되면 달(月)이 뜸을 보여주지만 세밀히 살피면 이 夂의 형태이다. 조석주야(朝夕晝夜)의 하루로 볼 때에 가장 뒤늦은 때가 밤인 것이다.
夂와 유사한 글자로 발이 엇갈려 빨리 나아가지 못한다는 ‘夊(천천히 걸을 쇠)’가 있다. 夊와 관계된 글자로는 復(돌아올 복, 다시 부)과 夏(여름 하) 등을 들 수 있다.


24. 藏(감출 장, 갈물 장) : 艹(艸 : 풀 초, 초두변)部

藏은 추수한 수확물이 겨울의 냉해(冷害)에 피해 입지 않도록 짚으로 두터이 덮어 갈무리함을 말한다.
艹 밑에 臧(숨길 장, 착할 장)을 보태어 풀로 곡식 등을 덮어 잘 간직한다는 뜻이다. 臧은 戕(창 장)과 臣(신하 신)이 합한 글자로서, 대개 신하가 임금 앞에 나아갈 때 마땅히 무기를 은밀한 곳에 풀어놓고 임금을 뵙는다는 뜻이다.
臧을 ‘착할 장’으로 보면 藏은 착한 것을 드러내지 않고 잘 갈무리함을 말한다. 겨울의 덕(德)을 상징하기도 한다.

[7] 閏餘成歲(윤여성세)하고 : 윤달이 남아 해를 이루고
[8] 律呂調陽(율려조양)이라 : 율려(6률과 6려)로 음양을 조화한다.

閏(윤달 윤) 餘(남을 여) 成(이룰 성) 歲(해 세)
律(법 률) 呂(법 려) 調(고를 조) 陽(볕 양)

[총설]

閏餘成歲는 윤달이 남아 해를 이룬다는 설명이다.
때를 주관하는 태양의 운행은 약 365일과 6시간(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주기)을 주기로 춘하추동 사시의 한 해를 이룬다. 고대에는 천체 법도를 일정불변한 것으로 보았으므로 360일의 상수(常數)로써 한 해의 주천상수(周天常數)를 삼고 태양이 실제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365일과 1/4일을 주천도수(周天度數)라고 하였다.
태음력수로는 초하루 자정에서 보름을 거쳐 다음 달의 초하루 직전까지 걸리는 달의 삭망주기인 29일과 499/940일이 삭망월(朔望月)이므로 한 해의 12삭망월의 운행도수가 354일과 348/940일이다. 한 해 역수상 주천상수에 과도한 태양력수의 5일과 235/940일(5와 1/4일)을 '기운이 넘친다'는 뜻에서 기영(氣盈), 부족한 태음력수의 5일과 592/940일을 '초하루가 빈다'는 뜻에서 삭허(朔虛), 이 기영과 삭허를 합친 10일과 827/940일을 한 해의 기삭(氣朔)이라고 한다.
즉 기영은 陽의 과(過)함이고, 삭허는 陰의 미급(未及)함을 뜻하므로 이는 日月[陰陽]의 진퇴동정(進退動靜)이 역수(曆數)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만약에 윤달을 남겨 놓지 않는다면 처음 3년까지는 계절이 제때 오지만 그후로는 한달이 달라지고, 나중에는 봄이 여름이 되고 여름이 가을이 되고 가을이 겨울이 되고 겨울이 봄이 된다. 그러므로 윤달을 남겨 놓아서 3년만에 한달, 5년에 대략 또 한달, 정확히는 19년에 모두 일곱달의 윤달을 넣음으로 해서 완전히 해를 이루었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백성을 다스리려면 하늘의 운행법칙을 알아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때를 놓치지 않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경 요전(堯典)을 보면 이미 4천년전에 요임금이 신하인 희씨(羲氏)와 화씨(和氏)에게 "하늘을 공경하고 일월성신을 역상(曆象 : 운행도수를 재고 천체현상을 살핌)해서, 人時를 경수(敬授 : 고영하여 때를 정해줌)하라"하시고, "한 해의 운행도수(朞, 돌 기)는 366일이니 윤월로써 사시를 정하여 歲를 이루게 해야 한다"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제8구인 律呂調陽은 앞의 閏餘成歲에 짝하는 구절이다. 천지일월의 음양조화는 사람이 가장 즐거워하는 악기에 부합한다. 사람이 즐거워 춤추고 노래하는데 쓰이는 악기에까지 율려의 법칙을 정함으로써 아름답고 조화로운 소리를 내게 한다는 것이다. 한 해가 홀짝의 순으로 陽半(자인진오신술) 陰半(축묘사미유해)의 12달을 이룸과 같이 음악을 만드는 기구인 6률과 6려로써 천지간의 음양을 조율한다는 뜻이다. 음악의 율법 즉 악기를 놓고 조율하는 것은 음양조화를 이루어야 가락이 맞고 소리가 잘 나오기 때문이다.
거문고와 비파를 금슬(琴瑟)이라고 하는데, 이 금슬이 음양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소리가 어긋나 잘 나오지 않는다. 양율음려(陽律陰呂)의 음양조화가 잘 이루어져서 거문고와 비파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듯이 남녀가 부부로 만나서 서로가 화합을 이루고 잘 사는 것을 '금슬이 좋다'라고 한다.


25. 閏(윤달 윤) : 門(문 문)部

윤달은 달력상 평상적인 달이 아닌 까닭에 임금이 궁궐 문 안에 거처하며 종묘의 제례와 군신의 조회를 열지 않고 근신(謹愼)하는 달을 이른다.
閏은 王이 궁궐의 門안에 거처하여 밖으로 출입하지 않는 뜻으로 평상적인 달과 달리 예외적으로 불어나는(潤 : 불을 윤) 달이다. 일월운행의 역수에서 벌어지는 틈새 즉 간격을 메꾸는 것이 윤달이므로 閏은 '사이 간(間)'자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 開(열 개) 閉(닫을 폐) 閑(막을 한, 한가할 한) 閣(누각 각) 關(닫을 관, 통할 관) / 門과 같거나 유사한 발음인 問(물을 문) 聞(들을 문) 悶(부끄러울 민)은 각기 口 耳 心을 부수로 한다.


26. 餘(남을 여) : 食(밥 식)部

餘는 밥 식(食) + 나 여(余)의 회의형성문자로 내 자신의 배를 채운 뒤에 남는 여분의 밥을 의미한다. 홍범구주의 세번째 절목인 八政에도 첫째가 '食'이라고 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政事에 있어서 백성의 먹는 문제를 가장 우선시하였다.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하듯이 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한 뒤에야 남을 생각할 수 있는 여유(餘裕)가 있는 것이다.
食은 사람(人)에게 있어 가장 좋은(良 : 좋을 량, 어질 량) 밥을 뜻하기도 하고 한 뿌리(艮 : 뿌리 간, 그칠 간, 동북 간)를 이루는 사람들이 함께(亼 : 모을 집) 밥먹는 것을 가리킨다.
余는 외기둥(干)에다 버팀목(八)을 받쳐 지붕덮개(人)를 씌운 정자(亭子)를 본뜬 글자로서, 幹(줄기 간)에서 왼편을 줄이고 八을 보탠 글자형태이다. 또는 宇(집 우)에서 지붕을 뜻하는 宀(집 면) 대신 人으로써 지붕 덮개를 표현하고 于(어조사 우, 일정한 땅에 뿌리를 박고 있는 모습)에다 버팀목을 받쳐준 형태로도 볼 수 있다.

**余는 餘의 속자로 쓰이기도 하고, 홀로 선 외기둥의 정자같이 팔방을 두루 살필 수 있는 모든 근원이 곧 내 자신이라는 뜻에서 '나 여'의 의미로 쓰인다. 대개 양기운이 가득찬 음력 4월(乾月)을 余月이라고 하니, 하늘이 모든 것을 주장하고 관장하는 줄기(干)에 해당함과 같이 내 자신 또한 하늘처럼 모든 중심이 되는 위대한 존재이다(人乃天).


27. 成(이룰 성) : 戈(창 과)部

成은 외적의 침입을 막고자 장정(丁)이 창(戈)과 방패(丿)를 들고 지키는 것으로 가정의 평화와 안녕을 이룬다는 뜻이다.
天干의 운행 이치로는 화왕지절(火旺之節)인 여름의 丁(陰火)이 戊土(陽土)를 火生土(화생토)하는 것으로 만물이 다 자라 완전한 몸체(己)를 이루기 직전의 과정이 成이다.


28. 歲(해 세) : 止(그칠 지)部

歲는 춘하추동 사시가 운행하고 寒暑가 왕래하는 한 주기를 마치는 1년 즉 한 해를 의미한다. 한 해를 나타내는 글자로는 연사세재(年祀歲載)가 있는데, 지금의 年은 주나라 때부터 썼고, 은나라에서는 祀, 하나라에서는 歲, 요순시대에는 載로써 연기(年紀)를 사용하였다.
歲는 步(걸을 보)와 戌(열한번째지지 술)을 합한 글자로 日月往來의 행보에 의해 주야가 교역하고 사시가 운행하여 마침내 한 해가 완성된다는 뜻이다.
止는 정강이 발목 발바닥의 모습을 본뜬 글자(足과 통함)이며,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에서 멈추고 그친다는 의미로 쓰인다. 긴 세월에 걸친 발자취(止)를 남기는 데에서 '지내다' '전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歷(지낼 력, 曆의 古字)자에 止가 내포된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步는 앞뒤로 두 발이 번갈아 나아가는 모습으로 발걸음을 옮겨 걷는 걸음을 뜻한다. 대개 발걸음으로써 일월운행을 가리키니, 年 또한 좌우의 발걸음을 옮기는 舛(어그러질 천)자의 오른편을 줄이고 人을 보태어 사람이 해를 넘김을 표현하고 있다.
戌(열한번째 지지 술, 개 술)은 본래 滅(멸할 멸)에 대한 뜻이 있다. 戌은 하루상으로는 일몰(日沒)하는 때이고 방위상으로는 한냉한 서북 乾方에 해당한다. 월령상으로 늦가을(음력 9월)인 때로서 9월의 중기(中氣 : 半)는 서리가 내리는 상강(霜降)이므로 만물이 조락(凋落)하고 소멸(消滅)하는 때이다. 12시괘(時卦)로는 음기가 극성하여 마지막 남은 종자(陽)마저 깍아먹는 山地剝卦( )로, 사람이 죽은 후 매장하는 葬運에 속한다.


29. 律(법 률) : 彳(자축거릴 척, 두인변)部
律은 여러 사람들의 움직임과 행동을 뜻하는 彳에다가 붓을 뜻하는 聿(붓 율, 붓털(二)이 달린 붓대롱(l)을 손으로 움켜쥐고(彐, 고슴도치머리 계 : 손으로 잡는 모습인 又와 같은 뜻으로 많이 쓰임) 글을 쓰는 모습)을 합하여, 사람의 행할 바를 붓으로 써서 문서로 기록한 법령 등을 가리킨다. 붓은 대롱이 곧은데다 글씨를 쓸 때는 붓의 중심을 잡고 똑바로 세워서 써야 한다. 그리고 글은 곧고 올바른 말씀을 써야 하므로, 마땅히 中直한 법도가 있어야만 律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의 律은 음률(音律)인 율려(律呂)를 가리키는 것으로 律은 陽의 음률에 속하고 呂는 陰의 음률에 속한다. 1歲의 12월(月令)에는 30일의 大月과 29일의 小月이 있다. 음률에 있어서도 홀수번째의 달에 속하는 6律과 짝수번째에 속하는 6呂가 있다.


30. 呂(법 려) : 口(입 구)部

呂 또한 律과 같은 뜻으로 쓰이지만 양의 음률인 律과 상대 배합을 이루는 陰의 음률을 가리킨다.
呂는 사람 등(背 : 등 배)의 뼈마디인 척추(脊椎)를 본뜬 상형문자로서, 좌우로 두 마디씩 질서정연하게 배열되는 데에서 일정한 법도의 의미로 쓰인다. 사람의 뒷면은 어두운 음에 해당하기 때문에 陰의 음률을 呂라고 한다.


31. 調(고를 조) : 言(말씀 언)部

調는 '말한다'는 言과 '두루한다'는 周(두루 주)를 합친 글자이다. 言은 입(口)을 통하여 말하고자 할 때 뾰족한 꼬챙이나 침으로 찌르듯 핵심 내용을 찌르는 말을 뜻하고 周는 입(口)을 써서(用) 의사소통을 두루 원활하게 하는 것을 이른다. 따라서 調는 한편에 기울거나 일방적인 데에 치우치지 않도록 두루 살펴서 고루 조화있게 말함을 이른다.

[참조]

語(말씀 어)는 나 자신(吾 : 나 오)의 입장에서 바라본 주관적 견해를 피력하는 말
說(말씀 설)은 悅(기쁠 열)과 통하므로 무리지어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말
議(의논할 의)는 사물에 내재된 올바른(義 : 옳을 의) 이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
論(논할 논)은 전체의 의사를 묶고자(侖 : 뭉치 륜) 함께 나누는 이야기 또는 기승전결(起承轉結) 내지는 서론 본론 결론을 갖추어 전체적인 틀을 짜맞춘 글.


32. 陽(볕 양) : 阝(阜 : 언덕 부)部

陽의 본자는 원래 昜이었지만 나중에 阝를 보태어 해가 비치는 언덕이 곧 양지바른 곳이라는 뜻에서 '볕 양'이라고 하였다. 볕이 들면 환히 드러나고 따스하며 만물이 생동하므로 易에서는 만물의 바탕과 시공의 근원이 되는 태극의 활동적인 측면을 陽으로 정의한다.
부수인 阝는 좌편에 있으면 '언덕 부(阜)'변으로 쓰이고 우편에 있으면 '고을 읍(邑)'변으로 쓰인다. 昜은 지표(一)를 중심으로 달이 지고 해가 떠오르는 것으로 밤이 지난 후에 다시 밝은 대낮이 됨을 뜻한다.
陽과 陰의 부수가 모두 阝(阜)인 것은 음과 양이 상대적이고 교역변화함을 가리킨다. 즉 한쪽이 볕들면 반대편의 다른 한쪽이 그늘지기 마련이고, 일월왕래에 따라 볕든 곳이 그늘지고 그늘진 곳이 다시 볕이 든다는 것이다.
대개 陽은 환한 낮을 의미하고 陰은 어두운 밤을 의미한다. 밤과 낮의 교역은 일월의 왕래에 의하므로 음양의 뜻은 일월에 짝한다. 음양의 근원을 태극(太極)이라고 하며, 태극은 음양을 낳아 천지만물을 생성 변화한다.

[9] 雲騰致雨(운등치우)하고 : 구름이 오름에 비를 이루고
[10] 露結爲霜(노결위상)이라 : 이슬이 맺혀 서리가 된다.

雲(구름 운) 騰(오를 등) 致(이룰 치) 雨(비 우)
露(이슬 로) 結(맺을 결) 爲(하 위) 霜(서리 상)

[총설]

앞서의 구절들에서는 거대한 우주의 운행 속에서(天地玄黃 宇宙洪荒) 음양의 交易이 이루어지는데 여기에서 일월의 낮과 밤이 생기고(日月盈昃 辰宿列張), 낮과 밤이 쌓여 四時가 오고가며(寒來暑往 秋收冬藏), 1년간 쌓이는 해와 달의 운행 차이로 말미암아 윤달을 두는 이치(閏餘成歲 律呂調陽까지를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서는 천지의 음양 두 기운이 교통하는 가운데 기후 변화가 이루어짐을 因果律로써 표현하고 있다. 즉 구름이 모여 비가 내리고 찬이슬(寒露)이 내린 후에 서리(霜降)가 내림을 통하여 24절기의 기후 변화를 압축해 설명하고 있다.

주역의 건괘( ) 단전(彖傳)에 "구름이 행하고 비가 베풀어져 모든 물건이 제각기 모양을 갖춘다(雲行雨施 品物流形)"고 하였듯이 음양의 사귐이 있어야만이 만물이 생성됨을 설명하고 있다. 남녀의 사귐을 운우지정(雲雨之情)이라고 한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한편 주역의 곤괘( ) 初六에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이르느니라(履霜하면 堅氷이 至하나니라)"고 하였다. 양이 가장 아래에 있는 것을 초구, 음이 가장 아래에 있는 것을 초육이라고 한다. 주역의 효사를 지은 주공은 처음 나오는 음효인 곤괘 초육에 서늘해진 음의 기운이 서리가 되고(履霜) 마침내 추워져 굳은 얼음이 이르는 이치를 말하였다(堅氷至). 곤괘가 순음인 괘이고 음은 거두어 갈무리하는 때이므로 가을과 겨울의 기후변화로 설명한 것이다.

모두가 음인 땅괘는 草木歸根의 때인 음력 10월에 해당한다. 양이 하나도 없는 10월을 양달(陽月)이라고도 하는데, 양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이른다. 10월인 곤월(坤月)이 되면 서리가 내리고 '草木歸根之時'로 초목이 모두 뿌리로 돌아간다. 그래서 군자가 서리를 밟고 '有惻隱之心', 즉 울적하고 슬퍼지는 마음이 발동되는 것이다. 모든 나무도 역시 뿌리로 돌아가는데 하물며 사람이 되어서 뿌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때 조상을 생각하여 묘소를 찾아가 해마다 한 번씩 제사지내는 것이고, 서리를 밟고 와서 하룻밤 서로 모여 정담을 나누는 누각이라고 하여 묘제를 지내는 누각을 이상루(履霜樓)라고 한다.

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는 서리가 내리는 10월이 지나면 얼음이 어는 동짓달(11월)이 이르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음이 점차 커지고 단단해진다는 뜻이다. 사람이 악한 데로 길들여지면 나중에는 굳어져 풀래야 풀 수 없으며 초기에 치료하지 않아 병이 깊어지면 치유가 불가능해지는 것에도 비유해 볼 수 있다.

곤괘 대상전(大象傳)에서 공자는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이른다는 것은 음이 처음 엉겨 붙어 점차 굳어지고 단단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어린 음일 때부터 순히 길들여서 유순정고한 음의 도리에 잘 이르도록 인도해야 한다는 뜻이다(象曰 履霜堅氷은 陰始凝也ㅣ니 馴致其道하야 至堅氷也하나니라).

참고로 음양에 관한 개념은 공자가 주역에서 처음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주역에서 건괘 초구는 처음 나오는 양효이므로 공자는 그 대상전에서 '潛龍勿用은 陽在下也라' 하였고 곤괘 초육은 처음 나오는 음효이므로 그 대상전에 '履霜堅氷은 陰始凝也라'고 하였다. 즉 주역의 맨 첫번째와 두번째 괘인 하늘괘와 땅괘의 가장 첫 효에서 양과 음이 언급되어 나왔음을 알 수 있다.


33. 雲(구름 운) : 雨(비 우)部
雲은 비를 뜻하는 雨에다 공기가 회전하여 올라가는 모습을 단 云(이를 운)을 합해서 비를 내리게 하는 구름을 가리키는 회의형성문자이다. 원래 云은 雲의 古字이었으나 지금은 사람이 말할 때 입김이 밖으로 퍼져 나온다는 뜻에서 '이를 운'으로만 사용한다.
雲과 陰은 그 글자의 의미가 서로 통한다. 陰의 오른쪽 아래 부분에 있는 云을 놓은 까닭도 구름이 모여 햇볕을 차단함으로써 그늘이 지는 것을 말한 것이다.
云(二部)의 二는 상하의 하늘과 땅을 합친 숫자로서 천지의 사이를 뜻하고 아래의 厶는 공기가 올라가는 형상이므로, 地氣가 하늘 위로 올라 구름을 이룬다는 뜻이다. 二는 땅을 대표하는 수로서 구름과 이에 다른 그늘에 대한 뜻도 들어 있다.
대개 厶(사사 사, 마늘 모)는 주머니 형상으로서 자신의 私적인 소유물을 뜻하기도 하므로 云은 땅에서 거둬진 기운이 모여서 하늘로 오르는 것이다.


34. 騰(오를 등) : 馬(말 마)部

騰은 勝(이길 승)과 음과 뜻이 통한다. 力(힘 력) 대신에 馬를 넣어 거친 말을 잘 다스리고 이겨서 마침내 말위로 올라타는 것이 騰이다.
또 한편으로는 券(문서 권) 아래의 刀를 생략한 형태에 舟의 변형체인 月을 보탠 글자인 朕(조짐 짐, 나 짐)에다 馬를 합한 글자로 볼 수도 있다. 朕은 천자가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호칭으로 쓰이지만 본래는 양쪽으로 갈라진 틈새를 뜻한다. 그러므로 騰은 뱃전 틈새로 솟구치는 물과 같이 말이 뛰어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계된 글자로 滕(물솟을 등)이 있다.

[참조]

* 朕은 조짐(兆朕)의 뜻이 있다. 옛날에는 점을 칠 적에 거북의 마른 껍질을 구워서 등위에 갈라진 균열된 형태를 보고 점을 쳤으며, 그 형상을 본뜬 글자가 兆이다. 틈새가 벌어지고 갈라지는 뜻에 있어서는 兆나 朕이나 마찬가지이다.
* 券(문서 권) : 거래 계약을 맺을 때 양쪽(半 + 半)에서 각기 나누어(刀) 보관하는 계약서 등의 문서를 말한다.
* 卷(말을 권, 책 권, 구부릴 권) : 팔다리의 관절이 한쪽으로만 구부러지는(㔾: 마디 절, 節의 약자인 卩의 변형) 것과 같이 대쪽을 갈라 글을 쓴 후 끈으로 엮어맨 책을 의미한다. 옛날에는 죽간(竹簡)으로 만든 책을 둘둘 말아 보관하였다.
* 拳(주먹 권) : 양손의 손가락(手)을 모두 말아 움켜쥔 상태의 주먹을 의미한다. 반면 손가락을 편 상태인 손바닥을 掌(손바닥 장)이다.
* 眷(돌아볼 권, 돌볼 권) : 좌우 양쪽을 모두 살펴보는 것으로 잘 돌봄을 의미한다.


35. 致(이룰 치, 이를 치) : 攵(攴: 두드릴 복)部

致는 목적지에 이르렀다는 至(이를 지)와 치고 두드린다는 攵이 합한 것으로 채찍질하거나 고무진작(鼓舞振作)하여 끝내 목적지에 이르게까지 한다는 뜻이다. 至는 정점에 완전히 이른 상태를 말하고, 목표에 이르기까지의 완료과정은 致로써 표현한다.
至는 일반적으로 새 또는 화살이 내려와 땅에 '이르렀음'을 의마한다고 본다. 역학적으로는 땅(土)이 만물의 모체(厶, 주머니 형상으로 자궁을 뜻하기도 함)로서 하늘의 기운을 받아 어린 생명(一)을 길러내는 것으로, 출산의 때가 '이르다'는 뜻이다. 나아가 두터운 땅의 덕이 지극하므로 '지극할 지'로 쓰인다.
하늘은 大, 땅은 至로써 일컬으니 천지부모의 德을 至大하다고 한다.


36. 雨(비 우) : 雨部

雨는 帀(두를 잡)과 水(물 수)를 합한 글자 형태로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 두터운 구름을 이루고 마침내 엉긴 물방울이 무거워져 비가 되어 아래로 떨어짐을 표상한 것이다.
帀은 수건(巾 : 수건 건)이나 천 등으로 띠를 두른(一) 것으로 '둘러싸다'는 뜻이다. 대개 巾에는 천으로 아래 부위를 가리는 데에서 '덮다'라는 뜻이 있으므로 위에서 아래를 잘 감싸서 다스리는 뜻으로 보기도 한다.
* 帝(임금 제), 帥(장수 수, 거느릴 솔), 布(베 포, 펼 포), 師(스승 사)


37. 露(이슬 로) : 雨部

露는 길을 뜻하는 路(길 로)와 雨가 합친 글자로, 길가에 맺혀 있는 물방울 즉 이슬을 가리키는 회의형성문자이다. 대개 절기상으로 처서(處暑)를 지나면 흰 이슬이 맺히는 백로(白露)가 오고 추분(秋分)을 지나면 찬 이슬이 맺히는 한로(寒露)가 이른다.

[참조]

路는 제각기(各 : 각기 각) 발걸음(足 : 발 족)을 옮겨나가는 구체적인 각자의 길을 뜻하고, 道는 머리(首 : 머리 수)를 따라 몸과 수족이 움직이듯이(辶: 쉬엄쉬엄갈 착) 모든 근원이 되는 큰 길(법도)을 의미한다. 途는 내 자신(余)의 나아갈 길, 塗는 나아가기 힘든 진흙창(水+土)의 길로서 아무리 험난한 길일지라도 내 자신의 길을 내가 가야 함을 말한다.


38. 結(맺을 결) : 糸(실 멱)部

結은 가닥난 실을 뜻하는 糸과 길하다는 뜻인 吉(길할 길)을 합친 것으로 매사를 마침에 있어서 항시 길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結은 물건을 묶는다는 뜻이니, 결혼(結婚)을 할 때에도 청실과 홍실을 묶어 부부의 백년해로(百年偕老)를 약속하는 것이다.

糸은 幺+小의 글자로 가느다란 실끝의 갈려진 실가닥의 모습을 본뜬 글자이고, 吉은 士+口(言의 줄임)의 합성글자로 선비의 말을 따르면 사리와 법도에 맞으므로 길하게 된다는 뜻이다.


39. 爲(하 위) : 爫(爪,손톱 조)部

爲는 윗부분이 손으로 움켜쥐는 의미를 담고 있는 爫이고, 아래가 발을 뜻하기도 하는 灬(불화발/火의 변형), 가운데는 及(미칠 급)의 변형으로 곧 손이나 발을 움직이고 써서 하고자 하는 의사를 표현하거나 물건을 만드는 뜻이 된다. 일설에는 象(코끼리 상, 모양 상)과 흡사하므로 자연의 물상을 본떠서 물건을 만드는 뜻으로 爲를 보기도 한다.
* 僞(거짓 위)


40. 霜(서리 상) : 雨部

霜은 물방울을 뜻하는 雨와 초목의 싹눈을 의미하는 相(서로 상)을 합한 글자로 싹눈과 같이 엉겨붙은 이슬이 추위로 인해 하얀 서리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늦가을인 음력 9월의 中氣는 상강(霜降)으로, 이때가 되면 이슬이 서리로 바뀐다.

[참고]

相은 본래 초목(木)의 싹눈(目 : 눈 목)이 나타남을 뜻하는 데서 '모양 상', 보는 것에는 보는 주체와 보이는 객체가 있기 마련이므로 '서로 상', 힘을 서로 합하여야 한다는 뜻에서 '도울 상', 나라의 안녕과 민생의 안정을 돕는 지위높은 사람이라는 뜻에서 '재상 상' 등의 여러 의미로 쓰인다.

[11] 金生麗水(금생여수)하고 : 금은 여수에서 나오고
[12] 玉出崑崗(옥출곤강)이라 : 옥은 곤륜산에서 나온다.

金(쇠 금) 生(날 생) 麗(고울 려) 水(물 수)
玉(구슬 옥) 出(날 출) 崑(메 곤) 崗(메 강)

[총설]

여수는 중국 운남성(雲南省) 영창부(永昌府)라는 곳에 있는데, 이 지방 사람들이 물 속에서 모래를 건져내어 백번을 도태(淘汰, 쌀일 도, 씻길 태 : ①물에 일어서 쓸데없는 것을 흘려 버림 ② 적자생존의 이치에 따라 환경이나 조건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이 멸망함)하면 금이 나온다는 데서 금생여수라 했다. 이것은 금생수(金生水)라는 오행상생(五行相生)의 법칙을 설명한 것이다.
옥출곤강은 곤륜산에서 나는 옥이 아름답다는 뜻인데, '완벽(完璧)'의 어원을 낳게 한 화씨벽(和氏璧)의 산지이기도 하다.
위의 두 구절은 지역과 토질에 따라 이름난 특산물이 있음을 설명하였다. 玉, 生과 出, 水와 崗의 글자가 서로 對(대)를 이루고 있다.


41. 金(쇠 금, 성 김) : 金部

'쇠 금'은 흙(土) 속의 입자가 단단히 엉겨 붙어(亼, 모을 집) 광채를 발산함을 뜻하는 八(여덟 팔)이 합친 글자로서 단단한 광물질인 쇠붙이를 의미한다. 글자 아래의 자형이 光(빛 광)의 윗부분과 같다.
金은 五行의 하나로서 서쪽 방위에 해당하며, 계절로는 오곡백과가 영글고 단단히 열매맺는 가을을 상징한다.
옛적에 우리 민족과 중국에서는 오행은 태극의 음양조화로 인해 생성되며, 만물 생성과 운행법도가 이 다섯 가지 구성 원소에 의한다고 보았다.


42. 生(날 생) : 生部

生은 초목이 땅(土)에서 싹터 나오는 모습(乙)을 본뜬 상형문자이다. 生의 글자 윗부분이 사람(人)인 까닭은 아마도 만물을 대표하는 사람을 취하여 생명을 탄생을 말하려 한 듯하다.
흙은 만물이 나오고 생활하는 근본인 동시에 다시 돌아가 쉬는 안식처로서 만물의 어머니에 해당한다. 주역의 곤괘단전(坤卦彖傳)에 보면 "지극하도다, 땅의 원대함이여! 만물이 이에 힘입어 나온다(至哉 坤元 萬物資生)"고 하였다.
역(易) 또한 생생(生生)하는 이치이다. 그러므로 계사전에 이르기를 "역이 태극을 보유하니, 태극이 양의(음양)를 낳고 양의는 사상을 낳고 사상은 팔괘를 낳는다. 팔괘로써 길흉이 정해지고 길흉은 대업을 낳는다"고 하였다.


43. 麗(고울 려, 걸릴 리, 나라이름 리) : 鹿(사슴 록)부

麗는 본래 두 마리 사슴(鹿)이 서로 겨루다 뿔이 걸린 것으로 음과 훈이 '걸릴 리'이다. 걸린다는 뜻에서는 罹(근심 리, 걸릴 리)자와 통한다. 뒤에 사슴의 문양과 자태가 곱다는 뜻에서 '고울 려'라고 하였으며, '꾀꼬리 리(鸝)' 대신 쓰기도 한다.
麗의 古字는 사슴의 머리·뿔·네 발을 본뜬 鹿 위에, 밝고 빛나는 뜻인 丙(남녘 병, 빛날 병)을 나란히 겹쳐 올려 놓은 형태( )이다. 사슴은 화려한 문양과 아름다운 뿔이 있으므로 예로부터 명예 지위 등을 상징하였다. 그러므로 명예와 지위를 추구하는 것을 축록(逐鹿)이라 하고 국회의원 선거전을 축록전(逐鹿戰)이라고 한다.


44. 水(물 수) : 水部

水는 만물이 살아가는 생명의 원천인 물을 가리킨다. 水는 물의 줄기에 해당하는 본류와 곁으로 갈라져 흐르는 지류의 모습을 본뜬 상형문자이다. 또한 물을 뜻하는 감중련(坎中蓮) 괘상( )에서 글자의 형태를 취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모든 생명의 발원이 바다에서 비롯되고 사람이 부모의 정혈(精血)에 의해 태어나며 몸의 70% 이상이 물로 구성되어 있다. 오행상으로도 가장 먼저 생성되는 것이 물로서 생성 시초가 1(陽數)와 6(陰數)의 배합에 의해 水가 생성된다.


45. 玉(구슬 옥) : 玉部

玉은 세 개의 옥돌을 끈으로 꿴 상형문자로 몸에 차는 패옥(佩玉)을 가리킨다. 한자의 구성에서 변으로 쓰일 때는 王으로 표현하지만 호칭은 '구슬 옥변'이라고 한다.
또다른 측면에서는 그 자형이 土를 상하로 뒤집어 겹쳐놓은 王(천지인 三才의 이치를 하나로 합하고, 중정무사한 덕으로 천하만민을 다스려야 한다는 글자 모양이다. 이러한 三才合一(삼재합일)의 법도가 오행으로는 水火木金의 중심인 土에 해당하므로, 상하로 土를 겹친 글자로 보기도 한다)에다 丶(별똥 주)를 더하여, 빛이 곱고 모양이 아름다워 귀히 여기는 옥돌을 상징한다. 金玉은 모두 흙에서 출토되므로 金과 玉에 모두 土가 들어있다.


46. 出(날 출) : 凵(입벌릴 감, 위 튼 입 구)部

出은 凵에  (싹날 철)을 보태어, 입을 벌리고 생명이 움터나오는 것을 뜻한다.
또한 出을 상하로 나누어보면 山이 거듭한 형태이다. 산은 움직임이 없는 상으로 후중(厚重)히 그치는 덕이 있으며, 그칠 때 그쳐야만 나아갈 때 나아갈 수 있으므로 行은 止를 근본으로 한다.(걸음을 옮기는 足과 일월의 운행에 의한 歲, 지나온 세월의 기록을 뜻하는 歷의 글자에는 모두 止가 들어있다.) 방위상으로는 동북방의 艮卦로써 산을 칭하니,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동북 艮方이라고 하였다.
고대 하나라에서는 산을 만물생성의 근원처로 보아 중산간(重山艮)을 머릿괘로 한 연산(連山)으로써 역의 명칭을 삼았다. 乾卦 단전(彖傳)에서 '머리가 서물 가운데에서 나온다'는 수출서물(首出庶物)과 설괘전(說卦傳)에서 '帝가 진방에서 나온다'는 제출호진(帝出乎震)의 내용에도 出이 나온다.


47. 崑(메 곤, 산이름 곤) : 山(메 산)部

崑은 山과 昆(맏 곤)을 합하여 집안의 장자와 같이 산들의 우두머리가 되는 큰 산을 의미한다. 昆은 모든 별들과 견주어(比) 볼 때 해가 가장 맏이가 된다는 뜻에서 '맏 곤'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형제(兄弟)를 곤제(昆弟)라고도 부른다.
崑은 중국 서쪽에 있는 최대의 영산(靈山)으로서 서왕모(西王母)가 살며 아름다운 옥이 많이 난다고 전하는 곤륜산(崑崙山)을 가리킨다.


48. 崗(메 강) : 山部

崗은 그물(网, 그물 망)처럼 능선(山)이 펼쳐진 뜻인 岡에다 다시 위에 山을 더한 글자로서 높은 산을 뜻한다. 崗은 岡의 속자(俗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