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30. 18:28ㆍ카테고리 없음
‘대왕세종’ 황희 패륜에 가까운 비리 스캔들 곤경
[뉴스엔 조은영 기자]
19일 방송된 KBS 2TV 대하사극 '대왕세종'에서는 자신의 패륜을 고발한 상소문으로 인해 곤경에 처한 황희(김갑수)의 모습이 그려졌다.
태종의 국상이 끝난 조정은 미뤄뒀던 황희에 대한 서경을 서두른다. 황희의 서경을 맡게 된 관청은 바로 집현전. 대제학 변계량은 황희에 대한 자료수집 업무를 정인지(이진우), 최만리, 김문에게 맡긴다.
조말생(정동환)은 "황희는 망상에 가까운 주상의 꿈에 끊임없이 날개를 달아주려 할 인물"이라며 김문에게 서류 하나를 건네 서경 자료 사이에 몰래 끼워 넣을 것을 명한다. 그리고 자료검토에 들어간 정인지는 놀라운 문건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다름 아닌 박포의 처를 빼앗았다는 황희의 패륜을 고발한 상소문. 황희는 도덕성을 떠나서 조정에, 그리고 세종에게 반드시 필요한 인재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인지와 집현전 학자들은 충격에 휩싸인다.
이에 최만리 등은 "황희 대감은 이 나라의 지존이 삼고초려해서 데려온 사람이다. 그가 없다면 혁신적인 여러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집현전 선에서 조용히 덮고 가자 청한다.
하지만 원칙을 접으면 안 된다는 소신과 존경하는 황희대감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하던 정인지는 조용히 세종(김상경)을 찾아 사직서를 제출한다. 관원으로서 원칙을 깨는 행동을 용납할 수 없지만 황희의 과오를 덮어 세종과 집현전에 힘을 실어주고 싶었던 정인지는 이 사안에 대해 조용히 함구한 채 관직을 물러나는 것이 최선이라 여긴 것이다.
그러나 세종의 정인지의 사직서를 물리며 "서경은 왕권을 견제하기 위한 신하의 권리다. 서경이 열리기 전 이 같은 사실을 임금인 내가 미리 알게 되는 것은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다. 따라서 그대의 사직서를 받으면 원칙을 잃는 거다. 걱정하지 말고 물러가 그대의 소임을 다하라" 명한다.
마침내 결단을 내리게 된 정인지는 결국 서경에서 "황희 대감이 박포의 처를 빼앗았다는 사실 저희로서는 인정할 수 없는 패륜이다. 하지만 백성이 준 녹봉을 받는 관원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하이기에 은폐하지 못 했다. 권력을 남용하여 박포의 처를 사사로이 취한 것이 사실이냐"며 황희를 추궁한다.
실제 조선시대 최고의 명재상이자 청백리로 추앙받았던 황희는 인품이 원만하고 유연함과 융통성을 지닌 인물이었지만 남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 하는 성품 때문에 수많은 비리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사간원과 사헌부의 단골 탄핵 대상이 되기도 했다. 황희가 박포의 처를 거두어 사통했다는 윤리적으로 폐륜에 가까운 짓을 저질렀다는 추문 역시 그 중 하나다.
'제 1차 왕자의 난'에서 공을 세웠지만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고 방간의 편에 섰다 태종에게 참수 당한 박포의 처는 죽산현에 살면서 자신의 종과 간통하지만 이를 우두머리 종이 알게 되자 그를 죽여 연못에 빠트린다. 하지만 연못에 빠트렸던 우두머리 종의 시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부패된 채 사람들에게 발견되자 자신의 과오가 드러날까 두려워진 박포의 처는 서울로 도망하여 황희의 집 마당 북쪽 토굴 속에 숨어 여러 해 동안 살았다. 이 때 황희가 박포의 처와 사통했다는 추문이 돌았다. 이 추문은 이후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될 만큼 황희를 여러모로 난처하게 만들었던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