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의 우체국은 행길을 향한 문도 잠겨 있고, 오가는 사람들도 없었다. 다만 빨간 우체통 옆에 스물 서너살 무렵 나도 한번쯤 베껴서 누구에겐가 보냈던 그의 연서가 시비에 새겨져 있었다.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유치환은 1947년부터 거의 매일 편지를 보냈고, 이영도는 그 편지들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1967년 유치환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뒤 그 편지들 중 일부를 엮어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라는 시집으로 냈다.
청마 문학관에는 문학관과 유치환의 생가가 같이 있다.
실제 생가는 아니다. 생가터는 다른곳에 있는데 길이 나서 이곳에 생가를 복원해 놓은 것이다.
햇볕드는 낮은 툇마루에 앉아 방안을 들여다보니 여염집과는 조금 다른 물건들이 있었다.
내용을 찾아보니 그의 아버지는 한약방을 했다고. 소박하고 아담한 사랑방 뒤로 크고 작은 항아리가 놓인
장독대가 있고, 그 한 귀퉁이엔 어처구니가 없는 맷돌이 놓여있었다.
문학관에서는 편지지, 편지봉투, 엽서, 우표등을 싼 값에 팔고 있는데 편지를 써서
이 청마 우체통에 부치면 된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본게 언제 였는지 모르겠다.
이 편지에는 1953년 9월 19일자 소인이 찍혀 있었나보다.
1908년 통영 출생. 그러고 보니 올해는 유치환이 출생한지 100년이되는 해다. 연보를 보다가 재밌는 부분을
발견했다.
1932 - 평양으로 이주, 사진관을 경영함. 유치환이 사진관을?
문학관에는 그의 저서, 작품집, 육필원고, 유품등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