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평리 2012. 2. 23. 11:58

“네가 게 맛을 알아?”… 산해진미를 초월한 겨울철 별미

 

흔히 간장게장을 밥도둑에 비유하지만 게찜은 품격에서 게장 이상의 맛이다. 예전 문인들은 산해진미를 초월하는 맛이라고 했다.

고려시대 문장가로 이름을 날렸던 이규보는 ‘찐 게를 먹으며(食蒸蟹)’라는 시에서 고대에 8대 진미로 꼽았던 성성이(오랑우탄) 입술과 곰 발바닥 요리도 입맛을 새롭게 하지만 게 맛은 술맛까지 좋게 만든다고 노래했다. 찐 게의 맛을 팔진미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별미로 여겼던 것이다.

이규보는 게찜을 무척 좋아했던 모양이다. 또 다른 시에서는 엿처럼 달고, 눈처럼 하얀, 통통한 게다리살을 먹으며 오른손을 다쳐도 왼손으로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또 게찜을 먹으며 술에 취해 푹 잠이 들면 통증도 사라지니 진정한 의사는 뜸이나 침이 아니라 바로 게찜이라고 예찬했다.

찐 게는 특히 대게찜이 맛있는데 대게는 겨울철이 별미다. 올해도 2월 말과 3월 초에 걸쳐 영덕과 울진에서 대게 축제가 예정돼 있으니 게 마니아들은 벌써부터 입맛을 다신다. 영덕, 울진과 인근 동해안에서 잡히는 대게가 모두 실하고 좋았는지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은 ‘도문대작(屠門大嚼)’에서 삼척에서 나는 대게는 크기가 강아지만 하고 다리는 대나무(竹) 줄기만 하고 맛도 달다고 적었다. 포(脯)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고 했다.

많이 알려져 있는 것처럼 대게는 크기가 커서(大) 생긴 이름이 아니다. 길게 뻗은 다리가 마치 대나무(竹) 마디처럼 이어졌다고 해서 대게라고 부른다. 한자로는 보통 보랏빛 게라는 뜻의 자해(紫蟹)라고 표기한다.

지금도 값이 비싸지만 옛날에도 대게는 먹기가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물론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1930년대 이전에는 대게가 많이 잡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예전 흔하게 잡혔다던 대게는 대게와 비슷한 홍게(紅蟹)였을 뿐이라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진짜 먹음직스러운 커다란 대게는 예나 지금이나 구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 말 목은 이색은 보랏빛 대게는 판서의 잔치에 안주로 내놓을 만큼 고급 음식이라면서 “서해의 등 푸른 생선은 얼마든지 구하지만 동해의 보랏빛 대게는 어찌나 보기가 힘든지…”라는 시를 읊었으니 쉽게 먹을 수 있는 해산물은 아니었다.

조선 초기의 학자인 서거정 역시 보랏빛 대게가 누런 닭보다 낫다고 적었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몸에 좋다는 황계(黃鷄)보다도 대게를 더 귀하게 여겼던 것이다. 조선 후기에 명필로 이름을 날린 추사 김정희 역시 “바퀴처럼 생긴 보랏빛 대게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고 노래했다. 대게의 명성은 이처럼 고려 때부터 조선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게 다리를 말려 포를 만든 해각포(蟹脚脯) 역시 예전에는 명물 음식이었다. 허균이 이미 대게의 다리는 포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고 했는데 일제강점기 최영년의 ‘해동죽지(海東竹枝)’에도 영해(寧海)의 별미로 달고 기름지며 부드러워 세상에서 그 맛을 일품으로 친다고 했다. 간식으로 먹거나 또는 볶거나 국물을 내는 데 쓴다고 한다.

<음식문화평론가>

▲ 집게발에 실하게 들어찬 살. 실팍한 살은 달고 적당히 짭짤한 맛이 일품이다.
대상 어종이 무엇이든, 철이 바뀌면 갯가 어부들의 신경 줄은 팽팽해지기 마련이다. 계절이 바뀌어 새로 꾸며 넣은 그물에 걸려든 어획량 때문에도 그렇고, 이것도 모자라 수입산 탓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가격 때문에도 그렇다.

홍게(붉은대게)를 잡아내는 자망어부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대게와는 달리 홍게는 연중 어획할 수 있다. 따라서 대게 금어기인 10월말까지는 수입산 방해 없이 그럭저럭 제 값을 받으니 별 탈 없다가 막상 양력 11월에 들면서 본격적인 대게잡이가 시작되면, 사정이 영 달라지니 신경이 쓰일밖에. 가격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까닭이겠다.

뿐이랴, 보름 언저리에 잡힌 ‘물게(살빠진 홍게나 대게)’를 트럭 화물칸 그득 싣고 다니며 대게라 뻥튀기하며 팔아대는 도시 뒷골목 그릇된 상인들까지 극성이니 그 맛을 본 이들에게 여지없이 천대받기 십상이다.

갯가 걸음 잦지 않은 도시인들이야, 시장기가 도는 퇴근길 김은 모락모락, 색깔까지 불그죽죽 입맛을 당기는 ‘물게’를 보면 그 싼값에 덜컥 집어 들고 오겠지만 막상 온 가족이 둘러앉아 다리 죽죽 찢어 살을 발라먹으려 하면 나오는 건 국물뿐인 가짜 ‘대게’ 맛에 어이없어 할 터. 이런 이들이 강원도에서 경북에 이르는 동해안을 찾았을 때 대게나 홍게를 보면 여지없이 고개부터 외로 돌리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반면, 홍게 맛을 아는 이들은 비싼 값에 비해 겨우 입맛만 다시게 되는 대게 대신 푸짐한 홍게를 택한다. 홍게 역시 본격적인 북풍에 맛이 드는 갑각류이기 때문이다.

도시 뒷골목 좌판의 ‘물게’와는 다르다

이리 제 맛이 든 홍게를 잡아내는 자망어부들이 강원도 고성에서 경북 영덕군 강구 구석구석의 포구를 벗어나는 시간은 밤기운 여전한 여명 무렵. 배 속력을 올려 어장에 도착하면 속모를 시커먼 바다 위에 ‘써치’를 비추어 ‘어장기(漁場旗)’부터 찾는다.

파도에 출렁대는 어선 좌우현에 바싹 달라붙은 승선 어부들이며, 오른손으로는 키를, 왼손으로는 1백촉 안팎의 갓 씌운 전등 ‘써치’를 켜든 선장까지 모두 동공을 최대한 확대시킨 채이다. GPS에 정확한 그물과 깃발의 위치를 입력해 두었지만, 동해 거센 파도 탓에 방향이 틀어지거나 약간의 위치 이동이 생겼을 터이니 시신경을 곤두세운다.

강원도 고성군 거진 어부들은 자망 홍게잡이를 일러 ‘홍게바리’라 하고, 경북 어부들은 그냥 ‘자망바리’라 하는데, 곁에서 눈여겨보면 홍게잡이는 다른 어종을 대상으로 하는 그것과 조업 모양새부터 달랐다. 자선장이라 하여 선장실에만 있는 게 아니라 뱃머리, 롤러 곁에서 ’조업선두‘를 맡는 것이다.

 
▲ 북풍에 제 맛이 든 홍게.

‘신기’(원줄)만 약 9백m. 지름 40cm쯤 되는 롤러가 2천2백50번 안팎을 회전해야 다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이이고, 작업 시간만 30여분 이상 걸린다. 신기가 다 끌어올려지고 다시 10여분이 지나자 뱃머리에 달라붙은 자선장이 “홍게야!”를 외친다.

우현에 앉아 선내 롤러를 감는 어부나 우측 뱃머리에 차곡차곡 그물을 쌓고 있는 승선 어부들의 주의를 일깨우기 위함인데, 누가 되었든 일손 빠른 이가 홍게가 달라붙은 그물 곁으로 잽싸게 다가가 온통 그물로 얽힌 홍게를 대충 수습하는 식인데, 놀라운 것은 홍게가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어부들이 이를 포구까지 싱싱한 채로 살려간다는 점이다. 실제로 강원도에서 경북에 이르는 동해안 횟집 수조 속에서 열심히 집게발을 움직이는 홍게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자망홍게’다.

홍게는 보통 수심 7백~8백m, 깊게는 3천m의 심해에 서식하고 있어 이를 잡자면 특별히 고안한 대형 통발이라야 가능하다는 게 ‘일반인들의 일반상식’. 그러나 홍게 중에는 2백m 안팎의 바다를 좋아하는 놈도 드물지 않고, 이를 잡아내는 어부들이 바로 자망어부들이다.

 
홍게,대게 먹는방법/홍게,대게 정보많은곳>>

“대게나 홍게나 찬바람이 나야 ‘순(旬)’이라 할 수 있죠. 청게 혹은 너도대게도 마찬가진데, 적당히 짠맛에 맛을 들인 이들은 값비싼 대게 대신 홍게를 찾습니다. 일본사람들은 우리가 봐도 놀랄 정도로 ‘짠돌이’고, 더 놀랄 정도로 도사들입디다. 척 들어보고 껍질 눌러보고 척 골라내면 상품 홍게죠.”

강구 대게골목의 그것도 ‘대게전문점’ 아낙네가 대게 보다 홍게자랑을 늘어놓는다.

홍게 다리살엔 대게와 달리 결이 있어

포구까지는 용케 살아왔지만, 손님과 눈 마주친 홍게는 곧바로 미적지근한 민물 맛을 봐야한다. 맛만 보는 게 아니라 실은 민물에서 익사를 당한다. 다른 갯것과 달리 홍게는 살린 채 물에 넣어 끓이거나 삶으면 내장이 쏟아져 나와 제 맛을 잃거나 다리가 쉽게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란다. 홍게는 숨이 멎으면 곧 뒤집어 놓는다. 이 역시 귀한 맛인 내장을 제대로 보존하면서 조리하기 위해서다. 옛 방식을 응용해 만든 찜통에서 꺼내 든 홍게는 눈요기로도 그저 그만이다. 특히, 뱃바닥이 온통 붉은 색이 도는 것이 대게와 다른 점이다.

 
▲ 귀항 후 질 좋은 홍게는 누구 손을 타는지도 모르게 팔려나간다.

한편, 홍게요리에 노련한 강구 아낙네들은 찜통에 불을 켜둔 채 홍게를 꺼내지 않는다. ‘뜸’을 들이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 거죽을 통해 비치는 내장 등의 색이 짙게 변해 보기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자칫하면 특유의 비린내가 날 수도 있음이다. 하여 불을 끈 채 나머지 온기만으로 몇 분간 뜸을 들인 뒤라야 손님상에 올린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이렇게 뜸이 든 놈 중 한 마리만 큼직한 접시에 올려놓아도 말 그대로 잔칫상. 살 바르기에 온갖 도구까지 갖추어 주는데, 바다가재 전문점에서 흔히 보는 것들이다. 그래도 어찌 할 줄 몰라 가위를 들었다 놓았다 하면 음식점 아낙네가 손님상 앞으로 냉큼 건너와 순식간에 해체를 해준다. 남은 일이라곤 맛있게 먹는 것뿐.

대게에 비해 맛도 떨어지지 않고, 껍질에 들어찬 속살이나 내장도 실한데 아쉬운 것은 대게 다리처럼 속살을 쏙쏙 빼먹는 재미가 없다는 정도. 다리 살이 통째로 빠져 나오는 대게와는 달리 홍게의 그것은 중간에 결이 있어 툭툭 잘라지기 때문이다.

‘게눈 깜짝 할 사이’에 다리 살을 발라먹은 뒤 몸통을 두고 ‘어쩔까’ 싶어 주방을 보고 있으면, 강구 아낙네가 또 한번의 손맛을 보태준다. 등껍질 안쪽에 붙은 살과 내장을 알뜰살뜰 발라내고, 푸짐한 내장을 샅샅이 덜어내 여기에 참기름과 실파며 당근을 넣고 약한 불에 볶아낸 ‘장비빔밥’. 껍질에 담아 내오는 이 장비빔밥 차례가 되면 몇 사람이 한 자리에 앉아있든 “허!” 하는 감탄사뿐이고, 게 껍질에 닿는 수저 소리뿐이다.

 
▲ 어부들은 귀항 중에도 선도 유지 정도가 아니라 산채로 팔기 위해 그물에 얽힌 홍게를 골라낸다.

찾아간 때가 ‘술시(時)’면 ‘홍게매운탕’을 청한다. 고추장도 모자란 듯 고춧가루를 듬뿍 넣고, 집된장으로 간을 맞춘 뒤 여기에 온갖 싱싱한 계절 야채를 넣어 끓여내는 이 ‘홍게매운탕’도 역시 대게의 그것 부럽지 않은 맛. 특히 소주 안주로 그만인데, 시원한 맛을 더해 비위가 가라앉아 좋다는 게 ‘강구 술꾼’들의 추천이다.

한편, 이런 홍게 껍질에는 건강에 온 신경을 쏟는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키토산’이 그득하다. 10여년 전만 해도 통발에 대량으로 잡혀 살만 빼내 일본으로 수출하거나, 혹은 몇몇 수산가공식품의 원료 정도로 쓰이고 남은 그 껍질 처리에 애를 먹었으나 이제는 효자노릇까지 하는 것이다.

온갖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잘 알려졌듯, 홍게는 갑각류 중에서도 키토산을 가장 많이 함유했음인데, 이를 주재료로 하여 만들어낸 키토산은 당뇨며, 암 치료제로 혹은 지방간에 고혈압 등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제에서 심지어는 기능성 음료와 ‘키토산 양말’까지 등장하게 했음이다.
 

 

 

뚜껑을 여는 순간~어머나아~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어요~

커자란 홍게들이 꿈틀꿈틀~

 

 

 

얼음이 녹아 까만 물속에 게들이 빠져 있어

얼른 물 비워내고 아이스팩으로 채웠어요~

 

 

 

 

 

 

길이는 60cm 전후~

 

 

몸통은 약 10cm~

 

 

다리는 2cm정도였어요~~

 

 

 

 

 

 

 

학원에서 돌아온 배고픈 아이를 위해

작은 게를 골라 홍게묵은지찌게를 해주었답니다~

 

 

묵은지는 잘 씻어내고~

게는 깨끗하게 칫솔로 손질을 해둔 다음

게껍질로는 육수를 만들어냅니다~

된장~고추가루~마늘~와인~맛술~매실액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어두고~

우러난 육수에 묵은지와 게를 넣은 다음

양념장을 잘 풀어줍니다~

 

 

 

묵은지에도 간이 있기때문에 국물 간을 너무 세게는 하지 마세요~

짜면 게맛을 충분히 느낄수가 없답니다~

김치가 푹 익을때까지 끓여주세요~

 

 

 

따뜻한 밥 한숟갈에 묵은지와 게살을 올려서 한입에 쏘옥~~~

묵은지의 맵싹한 맛과 오동통한 게살의 씹히는 맛이 완전 환상입니다~^^

 

 

 

 

게 두마리와 조개~콩나물~미더덕~새우~매운고추~미나리를 준비하여

매운 홍게찜을 하였습니다~

재료와 양념장을 깔고

멸치다시마 육수를 뿌려준다음

한소큼 끓인후 찹쌀가루를 넣어줍니다~

 

 

접시에 담을때 게를 먼저 깔고 콩나물을 위에 올려주세요~

매콤하고 맛있는 홍게찜 완성^^

 

 

 

 

 

두 놈을 골라 게를 쪘어요~~~

 

 

아주 잘 익은 홍게들~~

 

 

일일이 발라 먹기 좋게 접시에 담았어요~

 

 

엄마는 손이 많이 가지만

먹는 식구들은 행복한 요리가 게요리죠~^^;;;;

 

 

홍게의 집게살~~~

 

 

 

 

 

 

몸통은 한손에 들고 후루룩 입안으로 넣어 갈비처럼 뜯어주세요~ㅋㅋ^^

 

 

 

 

게껍질에 밥을 비벼 먹어도 좋지만

전 계란찜을 해봤어요~~

 

 

 

 

 

흔히 먹는 계란찜이 게껍질 하나로 몇배 더 맛있게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