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追憶의 章

엄마 기다려줘!

추평리 2008. 3. 12. 14:56

"엄마, 나 군대 갈 때까지만 이라도 살아줘"

유방암 재발로 생사 넘나드는 엄마와 9살 아들의 사연


“엄마, 나 군대 갈 때까지만, 아니 지금 떨어지는 머리카락 수만큼만 살아줘!”

엄마를 향한 아들의 절규가 눈물겹다. 친구들과 한창 뛰어놀 나이인
초등학교 3학년의 수남이(9)는 병원이 집이나 다름없다.

환자 앞으로 나온 병원식을 엄마와 나눠먹고, 좁은 보조침대에 쪼그려 잠을 잔다. 수남이의 엄마 김성희(43) 씨가 유방암으로 투병중이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수남이는 유명인사다.

9살 아이 답지 않게 엄마를 돌보는 모습에 수남이의 별명은 애늙은이가 됐다. 밥맛이 없는 엄마에게 밥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 애쓰고, 기운이 없는 엄마의 머리카락을 대신 감기고,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어른들도 하기 힘든 간병을 척척 해낸다.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지 모르는 엄마를 옆에 두고 불안한 마음이 가득한 수남이는 애써 웃음을 짓는다. 엄마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 일부러 웃긴 행동을해도
성희 씨는 그런 아들을 보며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다.

남편과 이혼 후 유방암 진단 지난 1998년 결혼해 줄곧 힘든 형편 속에서 살아왔던 성희 씨.
조금씩 멀어졌던 관계는 남편의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결국 파경을 맡고 말았다.

성희 씨 앞으로도 수 천만 원의 빚이 생겼고, 이혼 후에도 어려운 삶은 계속됐다. 그러던 중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지속되자 병원을 찾았고, 성희 씨는 믿을 수 없는 얘기를 듣게 됐다. 유방암 선고가 내려진 것이다.

그것도 어쩌면 일주일을 넘기기 어려울지 모를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 죽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하지만 겨우 2살 밖에 안 된 아들이 눈에 밟혀 차마 목숨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성희 씨는 보육원에 수남이를 맡긴 후 항암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암세포는 성공적으로 제거됐고, 한 달 후 보육원에서 수남이를 찾아올 수 있었다. 그런데 다시 만난 수남이의 모습은 끔찍했다. 엄마와 헤어져 있는 한 달 동안 스트레스를 받아 한 번도 배변을 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복수가 가득 찬 상태였던 것이다.

아이를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던 성희 씨는 그 날 이후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는
아들과 헤어지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한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유방암 재발 처음엔 꾸준히 정기검진을 받고, 재발하지 않도록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다 보니 정기검진도 한 번,
두 번 빠지게 됐고 2005년부터는 아예 병원을 출입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던 중 다리에 통증을 느낀 성희 씨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해지자
2년 만에 병원을 찾았고, 암이 재발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됐다.

방사선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지만 성희 씨가 살 수 있는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 골반의 일부가 녹아버려 이제는 걸을 수도 없게 됐다.

무엇보다 성희 씨를 괴롭히는 것은 엄마의 간병으로 힘들어하는 아들을 보는 것이다. 워낙 몸이 약한 수남이는 간염항체가 생기지 않아 감기에 자주 걸리고, 조금만 힘들면 코피를 흘리는데 엄마가 걱정할까봐 힘들다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몸에 좋다는 선식이나 홍삼 등을 구해서 엄마에게 먹이고 있다.


[암 투병중인 엄마를 위한 수남이의 기도]

▲축구선수 꿈 키우며 지극정성 간병

성희 씨를 돌볼 사람이 수남이 밖에 없기 때문에 수남이는 지난 해, 학교를 거의 가지 못했다. 공부도 공부지만 수남이가 아쉬워하는 것은 축구부 활동.

중학생들과 경기를 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재능이 있어 축구선수가 꿈인 수남이는 엄마의 간병 이후로 축구부 활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 축구화도 한 켤레 사줄 수 없는 형편이지만 성희 씨는 아들이 꿈을 이룬 모습을 꼭 보고 싶다.

축구선수가 돼서 엄마의 치료비를 벌 때까지 조금만 더 살아달라는 수남이의 간절한 바람이 안타깝게 들린다.

그것도 힘들면 항암치료를 시작하면서 빠지기 시작한 엄마의 머리카락 숫자만큼이라도 살아달라며 어른 보다 더 어른스럽게 엄마를 위로하는 수남이의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유방암으로 투병 중인 김성희 씨와 아들의 눈물겨운 사연은 CBS 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 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3월 2일(일) 오후 4시 / sky life 412번, 지역 케이블 TV, CBS-TV 인터넷 방송(www.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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